경험의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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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댓글 0건 조회 62회 작성일 25-05-22 20:50본문
경험의 멸종
경험의 멸종 "편리함의 이면에 숨은 인간성의 퇴화, 우리는 그 대가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경험의 멸종』(어크로스출판그룹)은 유비쿼터스 기술로 가속화된 디지털 문명이 인간의 감각과 경험, 사회적 능력까지도 잠식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 크리스틴 로젠은 이 책에서 '매개 경험(mediated experience)'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대인의 삶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기술은 분명히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SNS, 온라인 회의 등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초연결 사회'를 가능케 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문명의 편리함이 인간 고유의 능력-기억력, 감각, 사회적 기술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친구 집 전화번호를 외우고, 지도를 들고 길을 찾던 시대의 능력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으며, 이는 곧 인간의 퇴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책은 구체적 사례를 통해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2010년 한국에서 실제 아이를 굶겨 죽게 한 온라인 게임 중독 부부의 사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결혼한 남성의 사례 등은 매개 경험이 현실을 대체하는 비극적 단면을 보여준다. SNS 상의 인간관계는 예의, 인내, 눈맞춤 등의 사회적 감각을 무디게 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현대인들이 물리적 한계를 참지 못하고 있다.저자는 인간이 본래 '서로를 보며 소통하도록 진화한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대면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뇌의 화학 반응-심박수 증가, 페닐에틸아민 분비 등?은 기술로 대체될 수 없는 생물학적 반응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줌 회의와 메시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된 오늘날, 이러한 능력조차 퇴화되고 있다는 경고다.팬데믹 이후 강화된 원격 근무 역시 책의 주요 주제 중 하나다. 비공식적인 대화, 우연한 만남 등 물리적 접촉의 가치가 기업 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디지털 방식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경험의 멸종』은 기술의 발전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기술은 인간의 확장이어야지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 아래, 인간 존재의 방식과 사고 능력을 다시 점검할 것을 독자에게 촉구한 경북 안동시 길안면 길안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천막에서 두 달째 대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천현저 할머니가 대피소 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울먹이고 있다. “6·25전쟁 때보다 더했니더. 이건(산불 피해) 집도 절도 없고, 인생이 와 이러니껴.”경북 안동시 길안면 길안중학교 체육관에서 21일 만난 천현저 할머니(101)가 눈시울을 붉혔다.천 할머니는 구호품으로 받은 즉석죽과 고추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할머니 옆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0세를 맞은 노인에게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증정한 청려장(장수 지팡이)이 놓여 있었다.천 할머니는 지난 3월22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집을 잃었다. 두 달째 체육관 텐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체육관 정문에서 열 걸음이면 닿는 간이화장실도 멀게만 느껴진다. 여기엔 늘 보던 TV도 없다.경북지역 이재민을 위해 설치해야 하는 임시주택은 총 2562채다. 이 중 55%인 1401채만 준공됐다. 산불이 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절반 가까운 이재민이 임시주택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경북도 관계자는 “산불 피해지역 도로 여건이 좋지 않아 장비 등이 투입되지 못해 작업 속도가 더디다”며 “6월 말까지는 모든 임시주택을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대피소 생활이 길어지면서 이재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임시주택을 얻지 못한 상당수 이재민은 마을 경로당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국가재난정보시스템(NDMS)에 따르면 20일 기준 경북지역 이재민 2988명 가운데 836명이 경로당·마을회관에 거주하고 있다. 호텔·모텔(901명)보다는 적지만 친척 집(644명) 등에 머무는 이재민을 더하면 자신의 농경지 인근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경로당 등의 경우 한방에서 많게는 10명 이상 함께 자면서 잠을 설치고, 화장실 이용 등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장기간 집이 아닌 곳에 머물다보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례도 나온다.주민 권오목씨(71)는 “20~30명이 모여 사는 곳에 화장실이 1~2군데뿐이니 매일같이 전쟁이다”라며 “불편하기야 하지만 어쩌겠나. 문제는 임시주택에 입주한 이후다”라고 말했다.임시주택은 화장실과 세탁기, 냉난방기 등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거주 기한은 1년이다. 그사이 새집을 지어 나가야 한다는
경험의 멸종
경험의 멸종 "편리함의 이면에 숨은 인간성의 퇴화, 우리는 그 대가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경험의 멸종』(어크로스출판그룹)은 유비쿼터스 기술로 가속화된 디지털 문명이 인간의 감각과 경험, 사회적 능력까지도 잠식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 크리스틴 로젠은 이 책에서 '매개 경험(mediated experience)'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대인의 삶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기술은 분명히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SNS, 온라인 회의 등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초연결 사회'를 가능케 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문명의 편리함이 인간 고유의 능력-기억력, 감각, 사회적 기술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친구 집 전화번호를 외우고, 지도를 들고 길을 찾던 시대의 능력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으며, 이는 곧 인간의 퇴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책은 구체적 사례를 통해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2010년 한국에서 실제 아이를 굶겨 죽게 한 온라인 게임 중독 부부의 사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결혼한 남성의 사례 등은 매개 경험이 현실을 대체하는 비극적 단면을 보여준다. SNS 상의 인간관계는 예의, 인내, 눈맞춤 등의 사회적 감각을 무디게 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현대인들이 물리적 한계를 참지 못하고 있다.저자는 인간이 본래 '서로를 보며 소통하도록 진화한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대면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뇌의 화학 반응-심박수 증가, 페닐에틸아민 분비 등?은 기술로 대체될 수 없는 생물학적 반응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줌 회의와 메시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된 오늘날, 이러한 능력조차 퇴화되고 있다는 경고다.팬데믹 이후 강화된 원격 근무 역시 책의 주요 주제 중 하나다. 비공식적인 대화, 우연한 만남 등 물리적 접촉의 가치가 기업 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디지털 방식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경험의 멸종』은 기술의 발전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기술은 인간의 확장이어야지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 아래, 인간 존재의 방식과 사고 능력을 다시 점검할 것을 독자에게 촉구한 경북 안동시 길안면 길안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천막에서 두 달째 대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천현저 할머니가 대피소 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울먹이고 있다. “6·25전쟁 때보다 더했니더. 이건(산불 피해) 집도 절도 없고, 인생이 와 이러니껴.”경북 안동시 길안면 길안중학교 체육관에서 21일 만난 천현저 할머니(101)가 눈시울을 붉혔다.천 할머니는 구호품으로 받은 즉석죽과 고추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할머니 옆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0세를 맞은 노인에게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증정한 청려장(장수 지팡이)이 놓여 있었다.천 할머니는 지난 3월22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집을 잃었다. 두 달째 체육관 텐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체육관 정문에서 열 걸음이면 닿는 간이화장실도 멀게만 느껴진다. 여기엔 늘 보던 TV도 없다.경북지역 이재민을 위해 설치해야 하는 임시주택은 총 2562채다. 이 중 55%인 1401채만 준공됐다. 산불이 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절반 가까운 이재민이 임시주택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경북도 관계자는 “산불 피해지역 도로 여건이 좋지 않아 장비 등이 투입되지 못해 작업 속도가 더디다”며 “6월 말까지는 모든 임시주택을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대피소 생활이 길어지면서 이재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임시주택을 얻지 못한 상당수 이재민은 마을 경로당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국가재난정보시스템(NDMS)에 따르면 20일 기준 경북지역 이재민 2988명 가운데 836명이 경로당·마을회관에 거주하고 있다. 호텔·모텔(901명)보다는 적지만 친척 집(644명) 등에 머무는 이재민을 더하면 자신의 농경지 인근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경로당 등의 경우 한방에서 많게는 10명 이상 함께 자면서 잠을 설치고, 화장실 이용 등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장기간 집이 아닌 곳에 머물다보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례도 나온다.주민 권오목씨(71)는 “20~30명이 모여 사는 곳에 화장실이 1~2군데뿐이니 매일같이 전쟁이다”라며 “불편하기야 하지만 어쩌겠나. 문제는 임시주택에 입주한 이후다”라고 말했다.임시주택은 화장실과 세탁기, 냉난방기 등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거주 기한은 1년이다. 그사이 새집을 지어 나가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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